커피/스토리

어느한 사람이 커피를 좋아하게된 이유

커피상담사 2023. 6. 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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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커피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시골의 작은 다방을 운영하셨던 할머니 덕분에 블랙커피와 설탕 2 / 프리마 2 커피를 접하게 되었고

스무 살이 되어 서울로 상경한 나는 친구들을 따라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되었다.

처음 마셔본 아메리카노는 쓰고 맛도 없어서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친구들이 맛있다며 마시길래

따라 마시다 보니 어느새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뭔가 어른이 된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에 3-4잔을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는데 그때는 한창 '루왁커피' 라는

고급 커피가 인터넷에 떠들썩하게 이름을 날릴 때였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고급 커피는 무엇인가

좋은 커피는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지만 딱히 깊게 알아보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났다.

*

대학교 전공인 패션모델이라는 직업을 그만두면서 직업에 대해 고민하던

나는 술과 커피같이 마시는 행위와 음료를 좋아했던 나는 단순하게 술을 만드는  바텐딩과 커피를 배워보고 싶었다.

무언가를 배울 때 역사와 이론을 중요시하는 성격인지라 두 가지 부류에 대해

차근차근 이론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단순히  술을 잘 마시지 못하고

아침에 일하고싶었던 나는 커피 쪽으로 더 깊게 파고들고자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무언가를 결정하는 방식은 정말 단순하고 빠르다)

 

학원을 가서 배울 여유도 없던 주머니 사정 탓에 나는 커피를 홀로 독학하려 마음먹었고

제일 좋은 방법은 현업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며 정보를 얻는 것과 정보를 얻는 것과

책을 구매하여 이론을 배우는 것을 바탕으로 아르바이트하는 시간에 실험을 해보며

결과를 도출해 내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좀 더 커피에대해서 깊게 파고들게 된 계기는 25살의 나이에 함박눈이 내리던 추운 겨울날이었다.

*

함박눈이 내리는 홍대 거리를 지나가다가 로스팅 머신이 있는 카페가

눈에 띄어서 들어가 보니 여러 가지 원두를 섞는 블렌딩 방식의 원두가 아닌

단일 국가와 품종인 싱글빈 으로 이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카페였다.

나는 평소에는 얼죽아 지만 살을 아리게 만드는 추위에 몸을 녹이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잔 시켰다.

 

이때 첫모금을 마신 나는 불현듯 이런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내가 이제까지 마신 커피는 가짜였구나! ’

 

커피를 입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목덜미의 뼈부터 꼬리뼈까지 내려오는

전율을 느끼고  온몸이 따뜻하게 풀어지는 큰 행복감을 느낀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커피의 맛도 신기했다, 화산지역에서 나온 커피라고 하는데 화산을 먹어볼수는 없지만 분명히 느낄수 있었다.

작은 머그컵안에  마그마를 마시는 것과 같은 맛과 달큰하면서 고소한 새로운 커피를 마신 내 온몸은 흥분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

그때부터 바리스타를 8년 가까이하면서 커피를 정말 많이 정도로 마셔봤지만

아직도 그때의 그 커피맛은 선명하고 잊을 수가 없다. 

그때 이후로 커피에 미친 일명 ‘커친놈’ 이 되었는데 이 커피라는 음료는 나에게 단순히 커피가 아닌 일종의 마약이다.

아마도 나는 그때의 그 커피 맛과 그 전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

커피에 대하여 더 깊게 공부하게 되었고 해외 논문까지 번역해서 보게 되었다.

그 이유때문인지 지금은 커피 본연의 맛을 추출하는 것과 특징을 살리고 좋은커피를 손님에게 내어드리는 것은 

나에게 아주 큰 행복이 되었다.

*

모든 사람에게는 나에게 커피 같은 이런 매개체가 있다.

어느 누구에게는 잘생기고 이쁜 아이돌일 수도 어떤 사람에게는 음악일 수도

어떤 사람에게는 술, 그리고 음식, 레고 다양한 종류의 덕질이 있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무언가 한 가지에 깊게 빠지고 사랑하는 것은 축복이다.

사람이든 음식이든 운동이든 일이든 중독이란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PS: 요새는 골프에 푹 빠져 매일 연습장을 밥 먹듯이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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